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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또는 다큐멘터리

아내가 결혼했다

제 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장편소설

처음에 이 소설에 대한 홍보를 접했을 때 세계문학상 당선작이라해서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신설한 국제적으로 공신력있게 키우려는 문학상 당선인줄 알았다.

소설이 홍보도 많이 되는거같기도하고 상 이름도 대단해보이고도하고 그래서..
처음에는 약간의 편견을 가진 존경어린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봤었다.
(노벨문학상을 보듯이 했다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듯(?))

아무렇지도않게 최근까지도 그랬다. 이 소설의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도 아무렇지않게 그랬다.
그러다가 이 소설에 대한 리뷰를 남겨볼까하다가.. 문득 이 소설과 항상 따라다니는 홍보문구 '세계문학상'이 정확히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색.. 그런데 세계가 그 세계가 아니었다.
세계문학상은 세계일보에서 만든 문학상이었다. 그래서 세계문학상.. 왠지 속은 기분이다.
http://www.segye.com/munhak/segye_culture9.asp
그렇다고 문학상과 소설을 폄하해서 볼 이유는 없다. 실제로 책은 재밌게 읽었고.. 오로지 나의 오해를 바로잡고 싶었을 뿐이다.(이건 쓰고 나니까 뭔가 이상하네.. 쩝..)

소설 이야기는 안하고 이상한 소리만 했는데..
이제부턴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에 대해 나의 이상한 독후감.

2008년 10월에 개봉한 같은 제목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원작 소설이다.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 소설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세계문학상과 관련된 홍보 문구와 책 소개가 흥미롭다고 느꼈었다.
소설의 제목과 핵심 주제에 관련된 이중 결혼에 대한 내용보다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축구와 결혼이야기의 절묘한 조합이 제일 먼저 호기심을 자극했다.
첨에는 아내가 축구와 결혼했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을 정도였는데..
사실 소설을 읽기 전엔 이중 결혼이라는게 뭔지 와닿지않았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근데 책을 읽으면서 알게되었지만 진짜 다른 남자와의 또 다른 결혼이라서 약간 충격적이었다)
오히려 남자라면 대부분 관심을 가지는 스포츠..
그 중에서 축구와 관련된 소설이라는 점이 더 관심이 갈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알고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친구 중에 이 소설을 읽은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친구는 축구광이다. 그리고 축구도 최고로 잘한다.
재밌다고 추천했었는데..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의 오해로 생긴 '세계'문학상에 대한 편견으로 크게 땡기진 않았다.
영화로 개봉하게 되면서.. 그제서야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구입은 작년 11월 말에 구입했는데.. 이제서야 읽었다. 흠..
영화는 어떤지 잘 모르겠다. 난 아직 보지 못했다.
영화에 대한 평들을 보면.. 대체로 남자들은 여자의 이중결혼을 다뤘다는 점에서 약간 불편해하는거 같고,
여자들은 남자 중심의 사회에서의 일종의 권리찾기로 여기면서 대체로 괜찮게(?) 평하는거 같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게 맞는건지는 모르겠다.. 정확한 표현을 어찌해야할지 몰라서 대충 적었다)

영화를 보지 못해서 표현이 자꾸 빗나간다는 기분이 자꾸 든다.
영화평으로 미루워보아 영화에서 축구를 얼마나 다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내의 또 다른 결혼이 비중있게 다뤄진거는 맞는 모양이다.
소설도 핵심 주제는 일처다부제이기는하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소설을 읽었다.
유교 문화가 강하게 지배하는 우리나라에서 여자의 이중결혼에 대해 자유로운 남자가 얼마나 될까.
나 역시 그렇기에.. 어려운 문제는 일단 회피하고보는 치사한 맘 때문에..
폴리아모리라는 개방된 가치관에 대한 고찰 중심으로 읽기 보다는..
오히려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축구 이야기와 축구와 연관지은 남자의 심리를 중심으로 읽어나갔다.
폴리.. 폴리뭐시기.. 모노뭐시기라든가하는.. 암튼 이런 어려운 개념은 잘 모르겠고 싸우기도 싫다..
축구에 비유된 남자의 상황과 심리는 공감 백배..

이 소설은 대개 남성 중심의 소설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친구에게 들었던 우스개인지 아니면 웹서핑에서 우연히 봤던 우스개인지 모르겠다..
사내들이 모여서 대화했다하면 이거 3가지 밖에 없다.. 여자(편리한데로 치부해 버리면 섹스), 축구(스포츠), 군대
그리고 유명한 인터넷 유머.. 여자들이 싫어하는 이야기.. 군대, 축구,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어이없는 이유이기는 하지만.. 이런 이유로 나는 이 소설이 남성 중심의 소설이라 생각한다.
위에서 말한 것 중에 군대만 없을 뿐.. 소설에 나오는 내용은 여자와 축구가 전부이다.
초반에도 말했지만 이 소설에 흥미를 가지게 된 건 이중 결혼보다는 축구와 결합된 이야기 때문이었다고..
그래서 책도 쉽게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 주인공이 겪는 사건들과 그로 인해 생기는 혼란스런 심리를 모두 축구에 비유하고 있는데..
대체로 여자들은 축구를 싫어한다는 편견에 비춰볼 때.. 이런 혼란스런 감정을 여자들은 공감할 수 있을까.
여자 입장에서 일처다부와 관련된 주제는 환영할지 모르겠지만.. 축구가 모든 걸 대변하는 이 소설이 과연 쉽게 읽힐까.
나는 이 소설을 이렇게 생각하는데..
일처다부라는 주제로 뼈대를 이루고, 여자 이야기로 살을 붙이고, 축구 이야기로 전체 피부를 덮고 있다고.
아무리 주제가 파격적이라고는 하나.. 거기까지 들어가기에는 파헤쳐야할게 많고.. 겉에 쉽게 눈에 보이는건 전부 축구, 여자, 축구 뿐이라는 점에서.. 남자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한다.
그 점이 남자 주인공의 혼란스런 심리에 대한 독자의 공감을 얻어내고..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폴리아모리스트 세계에 조금씩 빠져들고 수긍할 수 밖에 없게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여진다.
축구에 비유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뼈대가 고스란히 드러나게 이루어진 내용이었다면..
그 일처다부제라는 늪에서 빠져나올려고 발버둥치는 남자주인공의 심리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이래저래 불쾌함만 가득한 소설이 되었을거다.
불필요하게 말이 길었는데.. 한참 쓰다가 생각해보니 이렇게 쓰면 나의 감상평으로 충분할 듯 하다.
여자 주인공에게 계속 설득당하고 양보하면서도 꿋꿋이 자신의 전술을 믿는 남자 주인공에게 이래저래 공감을 보내며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다. 

축구에는 서포터즈라는게 있다. 특정 팀에 대하여 거의 광적인(?) 응원을 위해 조직된 집단이다. 팀과 같은 옷을 입고 응원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각종 응원 도구를 활용하여 응원한다. 11명이 뛰는 축구에서 종종 12번째 선수로 칭해지기도 한다.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 서포터즈의 이름은 붉은 악마다.
소설 속 남자 주인공 덕훈에게 서포터즈가 있다면 그들의 이름은 모노가미(일부일처제)일 것이고, 나는 서포터즈 일원 중 하나일 것이다. 응원가는 빅뱅멤버 대성의 날 봐 귀순을 개사하여 '날 봐 인아'로 하면 좋지 않을까. 하하하.

구입할 당시 별로 신경쓰지도 않았는데.. 책을 받고 보니 뭔가 이벤트가 있었나보다..
영화 할인권과 함께 손예진 사인 한정판을 받았다.
근데 영화 할인권은 기간이 하루 차이로 지나버려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이런 도ㅔㄴ장 ㅜㅜ
싸인는 정말로 직접 책에다 쓴건지, 아니면 글씨체를 인쇄한건지는 모르겠지만(아마 후자가 맞을듯)
예상치못한 한정판이라서 기분은 좋다.(김주혁 사인 한정판으로 왔으면 기분이 반대였을거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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