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처다부제에 대한 반감이 화제였던 영화였고, 그 점 때문에 주로 악평이 많았던 영화다. 영화가 한창 상영 중이던 당시 원작 소설을 읽었는데2009/01/24 - [책 또는 다큐멘터리] - 아내가 결혼했다 영화평이 하도 안좋길래 볼까말까 하다가 늦은 감이 많지만 이제서야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봤다.
영화를 보고난 나의 간단 영화평은 괜찮은 영화라는거다. 그동안의 혹평으로 인해 영화에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상태로 영화를 감상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원작을 읽어서 내용을 대충 알고 충격을 미리 받았기에 내성이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이건 책을 읽고 영화를 볼 때 장점이지만, 영화를 먼저 볼 경우에는 엄청난 단점이다)원작을 미리 읽었기에 영화의 전개 흐름의 부자연을 쉽게 알아채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왜 욕을 먹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물론 안다. 일처다부제 때문에 욕 먹었다는건. 하지만 영화 자체는 꽤 잘 만들어졌고, 보는내내 므흣한(?) 미소와 큭큭, 훗, 하하하같은 웃음이 이어졌다.
일단 이 영화의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다. 두 사람의 연애와 사랑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재미나게 엮은 영화다. 일처다부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한 영화가 아니라는거다. 각색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원작 소설에서 재미를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잡아냈다. 어렵고 논쟁이 될만한 일처다부제를 미묘하게 회피하고 두 주인공의 사랑싸움을 부각시키면서 전형적인, 여전히 소재는 다소 논란이 있지만,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었다. 원작 소설에서는 두 주인공 덕훈과 인아가 일처다부제를 놓고서 어려운 용어 - 폴리.. 폴리..뭐였더라 -.-;; 폴리아모리? 아무튼 - 이딴 낯선 용어를 써가면서 서로를 설득하려고 하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이런건 일절 없다. 그래서 일처다부제의 논란보다는 두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사랑 싸움을 부각시켜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폴리아모리, 폴리가미, 폴리안드리 같은 어렵고 낯선 용어로 일처다부제에 대해 홍보하고 논란을 일으키려는 영화가 아니라는거다. 그저 소재만 중혼일 뿐. 연애에서의 양다리, 결혼에서의 불륜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
영화는 틈새 시장을 잘 공략한거 같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보아온 우리나라의 로맨스 - 남녀간의 사랑, 그리고 삼각관계가 주제 - 에 나온 주인공이나 커플에서 신혼부부를 다룬 적은 거의 없어보인다. 주로 연애를 시작하려는 커플들에 대한 로맨틱 코메디가 많았고, 결혼 생활을 다뤘다하더라도 중년 여성의 불륜, 결혼 4,5년차 이상된 그래서 연애감정이 식어버린 부부의 불륜, 신혼부부라 할지라도 정략결혼이라든가해서 사랑이 기초가 되지못한 결혼생활에서의 불륜을 다뤘다. 그리고 그런 불륜들은 대부분 삼각관계다. 로맨스에서 빠질 수 없는 삼각관계. 남자가 하나든 여자가 하나든 대부분 해피 엔딩보다는 우울하고 불행한 엔딩이 많았다. 그런데 이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결혼 생활, 그 중에서도 신혼 생활을 다루고 있다. 사랑이 듬뿍 담긴 신혼생활 말이다. 우울한 불륜 로맨스가 아닌 신혼의 어이없는 중혼을 생기발랄(?)하게 다룬 점은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틈새, 사랑 충만 신혼부부의 로맨틱 코미디를 잘 공략했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신혼 부부의 삼각관계라니 약간은 신선하지 않은가. 나는 그런거 같은데.
이 영화가 한창 혹평을 받을 때, 책을 읽고 나서의 나의 예상 영화평은 '분명 축구 이야기는 빼고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영화가 공감가지 못하는 내용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였다. 이 예상 영화평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고 말았다. 원작 소설에서 축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볼 때 영화에서는 반으로 줄었다고 생각된다. 글로 모든걸 해결해야하는 소설에서는 남자 주인공 덕훈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전부 다 그 상황에 맞는 축구 이야기에 비유함으로써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오로지 남녀 주인공 덕훈과 인아의 어긋난 감정과 상황을 반전시키고 다시 이어지게 하는 역할로만 축구가 쓰이고 있다. 그 외의 상황에 대한 감정 표현은 주인공 덕훈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 된다. 이건 시각적 예술인 영화가 주는 이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축구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절반만 활용한건 약간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원작 소설과 똑같은 구성을 보여준답시고 주인공 덕훈이 처한 상황의 장면에 바로 이어 축구 장면을 보여주면 그게 더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어쩌면 축구 이야기를 싫어하는 여성관객에 대한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원작 소설처럼 영화를 만들었다면 상영시간의 반은 축구 이야기로 가득찼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어려운 용어를 뺀 것처럼 축구도 반만 활용한 점은 이 소설을 영화화했을 때 관객들에게 어필할 재미 요소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했다는 생각이 들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가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영화의 결말은 원작 소설과 조금 다르다. 원작 소설에서는 남자 주인공 덕훈의 우유부단함이 끝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내심 결국 덕훈 자신이 승리할 것이다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에서의 남자 주인공 덕훈은 소설보다는 보다 결단력이 있어보인다. 둘째 남편 재경의 지원이 돌잔치에 친자 확인서를 던지며 중혼을 폭로한다던지, 둘째 남편과의 화해를 하는듯한 행동을 취한다던지 하는 장면은 원작과는 다른 점이다. 이 점은 관객들이 흐지부지 끝나는 - 뭐야 이게, 그래서 어쩌라고, 짜증나라는 식 - 결론을 싫어한다는 점 때문인거 같다.(뭐, 영화는 결말까지 가지도 못하고 소재 때문에 욕 먹었지만) 나는 중혼 폭로에 있어서는 영화의 덕훈을 지지하지만, 둘째 남편 재경과의 화해에 있어서는 원작의 덕훈에게 좀 더 공감이 간다. 어떻게 그 놈과 화해할 생각을 하지.. 배신자, 영화에서의 덕훈.
그리고 도피(?)하는 나라도 다르다. 원작 소설은 뉴질랜드, 영화는 스페인. 개인적으로 바르샤(FC 바로셀로나의 애칭)로 도망간 영화가 맘에 든다. 폴리아모리스트의 세계로 떠나는 원작과는 달리 정열의 나라, 축구의 나라 스페인으로 도망 갔다는 점은 역시 이 영화가 일처다부제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사랑 가득 신혼 부부의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거 같다.
덕훈은 딸 지원이로 대동단결, 인아는 바르샤로 대동단결, 재경은 인아로 대동단결, 그럼 지원이는? 음.. ^^;;
이렇게 괜찮은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묻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너는 일처다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너라면 어쩔거냐고.(어째서 이런 영화평에 이런 질문이 나오는건지 모르겠다만. ^^;;) 일처다부제에 대한 영화가 아님에도 일처다부제를 묻는 것은 아마도 영화 홍보가 잘못된게 아닐까싶다. 원작 소설은 덕훈의 모습이 축구와 더불어 좀 더 비중있게 다뤄진 반면, 영화도 물론 덕훈이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덕훈과 인아의 비중을 같게 둠으로해서 여자에게 힘을 실어준거 같다. 그 점은 덕훈에 대한 이해 - 병신이라 불러도 좋고, 응원을 보내도 좋다 - 보다는 남녀간의 묵은 싸움거리만 다시 불러온 거 같다. 왜 자꾸 묻는 것이냐. 난 그런 어려운 논쟁은 하고 싶지 않다.(이러면서 답하는 나는.. 뷁? ㅡ.ㅡ;;;)
몇몇은 아내가 인아처럼 손예진처럼 능력있고 예쁘면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하는데, 나는 아내가 어떻든간에 완벽하게 두 집 살림을 한다면 아무렴 어떠냐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좋은게 좋은거지. 소설이나 영화 속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남의 일처럼 막 말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정말정말 진지하게 실제로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음..
사실 이 질문은 나에게 조금 어렵다. 나는 덕훈의 입장을 고려한 이 질문보다는 둘째 남편 재경의 입장을 고려한 질문에 좀 더 관심이 있고 쉽고 강력하게 대답할 수 있을거 같다.
결혼한 상태의 여자와 순수한 사랑에 빠져 있는데, 그 여자가 이혼 안하고 남편의 동의를 얻어 결혼을 제안해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할지라도)
이건 절대적으로 NO. 두 번 생각할 것도 없다. 만약 yes하는 놈이 있다면 그 놈이야 말로 정말 미친게 아닐까. 일처다부제를 고집하려는 아내보다도, 그걸 마지못해 동의한 남편보다도 말이다. 이 영화에 화를 내려면 아내보다는 그 둘째 남편이 되겠다는 놈에게 화를 내야 되지 않을까. 이 대답이 일처다부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대변해 주길 바란다.
원작 소설에 대한 나의 리뷰 - 2009/01/24 - [책 또는 다큐멘터리] - 아내가 결혼했다
영화를 보고난 나의 간단 영화평은 괜찮은 영화라는거다. 그동안의 혹평으로 인해 영화에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상태로 영화를 감상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원작을 읽어서 내용을 대충 알고 충격을 미리 받았기에 내성이 생겼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이건 책을 읽고 영화를 볼 때 장점이지만, 영화를 먼저 볼 경우에는 엄청난 단점이다)원작을 미리 읽었기에 영화의 전개 흐름의 부자연을 쉽게 알아채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왜 욕을 먹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물론 안다. 일처다부제 때문에 욕 먹었다는건. 하지만 영화 자체는 꽤 잘 만들어졌고, 보는내내 므흣한(?) 미소와 큭큭, 훗, 하하하같은 웃음이 이어졌다.
일단 이 영화의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다. 두 사람의 연애와 사랑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재미나게 엮은 영화다. 일처다부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한 영화가 아니라는거다. 각색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원작 소설에서 재미를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잡아냈다. 어렵고 논쟁이 될만한 일처다부제를 미묘하게 회피하고 두 주인공의 사랑싸움을 부각시키면서 전형적인, 여전히 소재는 다소 논란이 있지만,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었다. 원작 소설에서는 두 주인공 덕훈과 인아가 일처다부제를 놓고서 어려운 용어 - 폴리.. 폴리..뭐였더라 -.-;; 폴리아모리? 아무튼 - 이딴 낯선 용어를 써가면서 서로를 설득하려고 하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이런건 일절 없다. 그래서 일처다부제의 논란보다는 두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사랑 싸움을 부각시켜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폴리아모리, 폴리가미, 폴리안드리 같은 어렵고 낯선 용어로 일처다부제에 대해 홍보하고 논란을 일으키려는 영화가 아니라는거다. 그저 소재만 중혼일 뿐. 연애에서의 양다리, 결혼에서의 불륜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여진다.
영화는 틈새 시장을 잘 공략한거 같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보아온 우리나라의 로맨스 - 남녀간의 사랑, 그리고 삼각관계가 주제 - 에 나온 주인공이나 커플에서 신혼부부를 다룬 적은 거의 없어보인다. 주로 연애를 시작하려는 커플들에 대한 로맨틱 코메디가 많았고, 결혼 생활을 다뤘다하더라도 중년 여성의 불륜, 결혼 4,5년차 이상된 그래서 연애감정이 식어버린 부부의 불륜, 신혼부부라 할지라도 정략결혼이라든가해서 사랑이 기초가 되지못한 결혼생활에서의 불륜을 다뤘다. 그리고 그런 불륜들은 대부분 삼각관계다. 로맨스에서 빠질 수 없는 삼각관계. 남자가 하나든 여자가 하나든 대부분 해피 엔딩보다는 우울하고 불행한 엔딩이 많았다. 그런데 이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결혼 생활, 그 중에서도 신혼 생활을 다루고 있다. 사랑이 듬뿍 담긴 신혼생활 말이다. 우울한 불륜 로맨스가 아닌 신혼의 어이없는 중혼을 생기발랄(?)하게 다룬 점은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틈새, 사랑 충만 신혼부부의 로맨틱 코미디를 잘 공략했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신혼 부부의 삼각관계라니 약간은 신선하지 않은가. 나는 그런거 같은데.
이 영화가 한창 혹평을 받을 때, 책을 읽고 나서의 나의 예상 영화평은 '분명 축구 이야기는 빼고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영화가 공감가지 못하는 내용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였다. 이 예상 영화평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고 말았다. 원작 소설에서 축구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볼 때 영화에서는 반으로 줄었다고 생각된다. 글로 모든걸 해결해야하는 소설에서는 남자 주인공 덕훈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전부 다 그 상황에 맞는 축구 이야기에 비유함으로써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오로지 남녀 주인공 덕훈과 인아의 어긋난 감정과 상황을 반전시키고 다시 이어지게 하는 역할로만 축구가 쓰이고 있다. 그 외의 상황에 대한 감정 표현은 주인공 덕훈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 된다. 이건 시각적 예술인 영화가 주는 이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축구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절반만 활용한건 약간 아쉬움이 있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원작 소설과 똑같은 구성을 보여준답시고 주인공 덕훈이 처한 상황의 장면에 바로 이어 축구 장면을 보여주면 그게 더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어쩌면 축구 이야기를 싫어하는 여성관객에 대한 배려일지도 모르겠다. 원작 소설처럼 영화를 만들었다면 상영시간의 반은 축구 이야기로 가득찼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어려운 용어를 뺀 것처럼 축구도 반만 활용한 점은 이 소설을 영화화했을 때 관객들에게 어필할 재미 요소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했다는 생각이 들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가 만들어졌다고 생각된다.
영화의 결말은 원작 소설과 조금 다르다. 원작 소설에서는 남자 주인공 덕훈의 우유부단함이 끝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내심 결국 덕훈 자신이 승리할 것이다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에서의 남자 주인공 덕훈은 소설보다는 보다 결단력이 있어보인다. 둘째 남편 재경의 지원이 돌잔치에 친자 확인서를 던지며 중혼을 폭로한다던지, 둘째 남편과의 화해를 하는듯한 행동을 취한다던지 하는 장면은 원작과는 다른 점이다. 이 점은 관객들이 흐지부지 끝나는 - 뭐야 이게, 그래서 어쩌라고, 짜증나라는 식 - 결론을 싫어한다는 점 때문인거 같다.(뭐, 영화는 결말까지 가지도 못하고 소재 때문에 욕 먹었지만) 나는 중혼 폭로에 있어서는 영화의 덕훈을 지지하지만, 둘째 남편 재경과의 화해에 있어서는 원작의 덕훈에게 좀 더 공감이 간다. 어떻게 그 놈과 화해할 생각을 하지.. 배신자, 영화에서의 덕훈.
그리고 도피(?)하는 나라도 다르다. 원작 소설은 뉴질랜드, 영화는 스페인. 개인적으로 바르샤(FC 바로셀로나의 애칭)로 도망간 영화가 맘에 든다. 폴리아모리스트의 세계로 떠나는 원작과는 달리 정열의 나라, 축구의 나라 스페인으로 도망 갔다는 점은 역시 이 영화가 일처다부제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사랑 가득 신혼 부부의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주는거 같다.
덕훈은 딸 지원이로 대동단결, 인아는 바르샤로 대동단결, 재경은 인아로 대동단결, 그럼 지원이는? 음.. ^^;;
이렇게 괜찮은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묻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너는 일처다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너라면 어쩔거냐고.(어째서 이런 영화평에 이런 질문이 나오는건지 모르겠다만. ^^;;) 일처다부제에 대한 영화가 아님에도 일처다부제를 묻는 것은 아마도 영화 홍보가 잘못된게 아닐까싶다. 원작 소설은 덕훈의 모습이 축구와 더불어 좀 더 비중있게 다뤄진 반면, 영화도 물론 덕훈이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덕훈과 인아의 비중을 같게 둠으로해서 여자에게 힘을 실어준거 같다. 그 점은 덕훈에 대한 이해 - 병신이라 불러도 좋고, 응원을 보내도 좋다 - 보다는 남녀간의 묵은 싸움거리만 다시 불러온 거 같다. 왜 자꾸 묻는 것이냐. 난 그런 어려운 논쟁은 하고 싶지 않다.(이러면서 답하는 나는.. 뷁? ㅡ.ㅡ;;;)
몇몇은 아내가 인아처럼 손예진처럼 능력있고 예쁘면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하는데, 나는 아내가 어떻든간에 완벽하게 두 집 살림을 한다면 아무렴 어떠냐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좋은게 좋은거지. 소설이나 영화 속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남의 일처럼 막 말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정말정말 진지하게 실제로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음..
사실 이 질문은 나에게 조금 어렵다. 나는 덕훈의 입장을 고려한 이 질문보다는 둘째 남편 재경의 입장을 고려한 질문에 좀 더 관심이 있고 쉽고 강력하게 대답할 수 있을거 같다.
결혼한 상태의 여자와 순수한 사랑에 빠져 있는데, 그 여자가 이혼 안하고 남편의 동의를 얻어 결혼을 제안해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할지라도)
이건 절대적으로 NO. 두 번 생각할 것도 없다. 만약 yes하는 놈이 있다면 그 놈이야 말로 정말 미친게 아닐까. 일처다부제를 고집하려는 아내보다도, 그걸 마지못해 동의한 남편보다도 말이다. 이 영화에 화를 내려면 아내보다는 그 둘째 남편이 되겠다는 놈에게 화를 내야 되지 않을까. 이 대답이 일처다부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대변해 주길 바란다.
원작 소설에 대한 나의 리뷰 - 2009/01/24 - [책 또는 다큐멘터리] - 아내가 결혼했다
아내가 결혼했다 - 박현욱 지음/문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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