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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잡념과 잡담

새해달력

어김없이 올해도 연말이 오고말았다..
매년 그랬지만 역시 올 한 해도 한게 아무것도 없다..
아.. 한 해를 반성하는 글을 쓰려한게 아니니.. 도움 안되는 신세한탄은 집어치우자..
나는 이맘 때가 되면 항상 새해 달력을 챙기려고 한다.. 특히, 탁상 달력..
누가 새해 달력을 준다고 하면 일단 닥치고 기쁜 마음..
새해 달력을 책상에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면 한 해 계획의 반은 세운듯한 뿌듯함을 느낀다..
달력을 보면서 실제로 세우는 계획은 없지만 그래도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일단 새달력을 통해서 실제 새로운 해보다 새해를 더 먼저 가지게된다는 기분이 드니까..
그리고 달력 자체가 새거니까.. 새거는 좋은거다..

나 같은 우물안개구리가 어디서 달력을 구할까..
아는 사람을 통해서 공짜로 달력을 받기도 하지만..
주로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의 이벤트같은데 참여해서 구한다..
달력에 집착하면서도 돈 주고 사는건 이상하게도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도둑놈 심보다..
주로 쇼핑몰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달력을 사은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통해서 구하는데
일정 금액 이상 또는 선착순으로 주문해야 주기때문에 안그래도 쪼달리는 연말에 압박이 심하다..
그래도 필요하지도않는 물건 구입해가며 달력에 목숨걸진 않으니 걱정말자..
그리고 필요한 것도 구입하고 달력도 받게되면 일석이조로 기분 좋다..
그 중에서 내가 제일 자주, 거의 여기밖에 없는듯, 이용하는 곳은 '그래24'..
그래서 매년 연말이면 평소에는 읽지도 않는 책을 몰아서 읽는 바람직한(?) 습관이 생겼다.. 켁..
이번에는 티스토리 달력 이벤트에 참여해서 티스토리 탁상 달력도 받게되었다.. 참 좋은 이벤트라 생각한다.. 빨랑 와라.. 흐흐..

그래24에서 받은 2009년 탁상달력


새해 달력을 구하면 위에서도 말했지만 달력을 보며 세우는 새해계획은 없지만 왠지 뿌듯하다..
연휴와 공휴일을 찾아보면서 환호와 한숨을 번갈아가며 달과 날을 체크하고 계획을 세우는 그런 의미없는(?) 짓은 하지않는다..(어디선가 봤던 글에서는 내년 빨간날은 안습이라고 하더라)
내 인생은 무계획과 무대책의 연속.. 노는 날이 많으면 어쩔거고 적으면 또 어쩌겠는가..
어차피 지켜지지도 않는 계획따윈.. 어흑.. ㅠ.ㅠ  여기까지 하자..
그래도 달력에 있는 각종 그림과 사진 그리고 문구는 구경한다.. 간혹 정말 멋진거라도 있으면
빙고~!!
그리고나선 진짜 새해가 와서 달력이 필요할 때까진 쌩까는거다..
그까짓 볼 거 없는 달력 한 번 보면 금세 질리니까..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면 달력 넘기듯 바꿔줄 뿐이다..
그저 새 새해달력이 생겼다는게 마냥 좋을 뿐이다..

새해 달력을 구할 때 쯤이면 정확하게 외우고 있진 않지만 떠오르는 시(詩)가 하나 있다..
2001년도 초였었나.. '달력과 권력(이정모 지음)'이라는 책을 봤었는데.. 책 내용은 지금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누가 사용하는 달력이 더 영향력있는 달력이었는가 하는 달력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었던거 같다.. 책 리뷰를 하려는게 아니니까.. 여기서 그만두고..
어쨌든 책 내용 중에 인용된 시 한편이 있었다..
1년 단위로 연초에 같은 의미의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연말에 나의 위치와 성과를 돌이켜보는 행동을 반복하는 나에게 묘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시(詩)다..
그게 이상하게도 읽기 시작하면 계속 반복해서 읽게된다..
학교 다닐 때 시험 볼 때 다른 문제들은 다 풀고 시간도 어느정도 남았고 딱 한 문제만 남았는데 답이 애매모호해서 어떻게하면 답이 나올까하고 문제만 골똘히 반복해서 읽고있는 느낌..
아무래도 지금의 1년은 나에게 있어 애매모호한거 같다..
역시 답은 찍어야겠다.. 아주 강하고 확실하게 그래서 빼지못하게.. 콱..


태양력(太陽曆)에 관한 견해   - 김광규

1년이 365일이라는 건
아무래도 너무 짧다
시작한 일을 계속하기엔
계속하던 일을 끝내기엔
아무래도 너무 짧다
내게 힘이 있다면
세월을 다스릴 힘이 있다면
오늘부터 당장 달력을 고쳐
3년에 한번씩
새해가 오도록 하겠다

(새해를 맞이하여
한 사람은 위와 같이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은 아래와 같이 생각했다)

1년이 365일이라는 건
아무래도 너무 길다
시작한 일을 계속하기엔
계속하던 일을 끝내기엔
아무래도 너무 길다
우리에게 뜻이 있다면
지구를 돌릴 뜻이 있다면
오늘부터 당장 힘을 합하여
1년에 세 번씩 새해가 오도록 할 수 있다
1년에 세 번씩 새봄이 오도록 할 수 있다